미국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13일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예상 외로 높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상승세 발목을 잡았습니다.
대형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비 107.39포인트(0.31%) 하락한 3만4888.7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59포인트(0.38%) 내린 1만4677.65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와 기술주가 골고루 포진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42포인트(0.35%) 밀린 4369.21로 장을 마쳤습니다.
9일에 이어 12일에도 사상최고치 기록을 세우며 거래일 기준 이틀 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던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이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발목이 잡혀 사상최고 행진을 접어야 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6월 CPI는 전년동월비 5.4% 상승해 금융위기 최악 직전이었던 200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13년 만에 최고치인 데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습니다.
분위기는 오후 1시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나오며 반전했습니다. 240억달러 규모 30년물 국채입찰 결과 낙찰 금리가 2.0%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시중 금리를 웃도는 결과였습니다. 국채 금리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평가됐습니다.
월별 변동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폭도 컸습니다.
높은 물가 상승세로 인해 국채 수익률도 뛰었습니다.
이에 따라 10년물은 1.418%대로 30년물은 2.049%까지 각각 0.05%포인트 가량 치솟았습니다.
전년동월비 4.5% 상승했습니다. 1991년 9월 이후 30년만에 최고치입니다. 시장 전망치 3.8%를 역시 큰 폭으로 뛰어넘었습니다.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자본시장에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반전했고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CP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로 크게 낮았던 탓에 이를 기준으로 한 올해 CPI 상승폭이 더 커보이는 기저효과가 컸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채권 매입 점진적 축소, 테이퍼링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준이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테이퍼링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테이퍼링
줄 자를 펼쳤다가 다시 감아들인다는 의미의 테이퍼링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 고삐를 어떻게 죌지에 관해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급격하게 완화횄던 통화완화 정책을 서서히 축소한다는 뜻으로 썼습니다.
주로 채권매입을 서서히 줄여나간다는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미국의 강한 경기 반등 덕에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경기 회복세 속에서도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의 혼란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다음 날 의회 증언을 확인한 후에야 정리될 전망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은 미 경제가 2분기에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은 주가가 동시에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자료에 따르면 4종목이 같은 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아마존은 1% 하락 마감해 나머지 세 종목만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MS, 알파벳 사상 최고치
애플은 아이폰 13 출시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이날은 아이폰12용 배터리팩 출시 발표에 0.79% 상승했습니다. MS(1.32%)와 알파벳(0.29%)도 상승했고 아마존은 1.11% 하락 마감했습니다.
마스터카드는 버라이즌과 비대면 결제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에 2.17% 올랐습니다. 게임 퍼블리셔인 일렉트로닉아트는 BMO캐피탈이 경제 재개 속에서도 견조한 수요를 전망하며 투자 의견을 상향한 영향으로 1.32% 상승했습니다.
보잉 주가는 주력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의 인도 목표치를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에 4.23% 하락했습니다. 앞서 미 연방항공청(FAA)는 아직 고객사에 인도되지 않은 787드림라이너 일부에 새로운 제조 품질 문제가 있다며 항공 안전에 위협을 가하진 않지만, 고객사에 인도 전에 이를 개선할 것을 보잉에 요구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후 하락하기도 했으나 영향이 제한된 가운데 다우 지수를 제외하고 상승 전환 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물가지표에 반응하지 않던 국채 금리가 30년물 국채 입찰 이후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전환 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인프라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캐시우드 "향후 1년 시장 동력은 인플레 아니라 디플레"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지만, 월가의 주식족집게로 통하는 캐시 우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아니라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이 앞으로 일 년 동안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 스타 펀드매니저 우드는 13일(현지시간) 웨비나(웹+세미나)를 통해 기술 혁신이 계속 해서 물가를 크게 낮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디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놀랄 정도로 낮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은 장기적으로 3%를 밑돌아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가격)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우드는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채권시장은 거품이라고 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너무 많은 이들이 주식시장의 밸류이에션을 죽이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고 우드는 지적했습니다. 유가가 더 오르면 수요가 시들해지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며 원유시장은 급격한 매도세에 휘말릴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습니다. 우드는 "원유 매수세에 올라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의 투자회사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가장 인기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아크혁신ETF'는 규모가 236억달러에 달합니다.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초 가치주로의 전환에 수익률이 급락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며 아크혁신ETF는 7.4% 올랐습니다.
아크혁신ETF의 올해 수익률은 0.2%로, 수익률 성적은 미국의 대형성장펀드 595개 가운데 하위 98%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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